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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세권'을 아시나요? 지하철 역이 집 근처에 있는 '역세권'을 시작으로 맑은 공기를 누릴 수 있는 '숲세권', 산책할 공원이 가까이 있는 '팍(park)세권'까지. 편의시설이 구비되어 있는 지역을 '-세권'을 붙여 표현하고 있는데요. 붕세권이란 붕어빵을 바로 사먹을 수 있는 구역을 의미합니다.
추운 겨울이 되면 호호 불어가며 먹는 붕어빵이 별미죠. 요즘은 붕어빵 카트를 잘 찾아볼 수 없기 때문에 특별할 것 없던 국민 간식이 붕세권이란 이름으로 귀한 대접을 받고 있어요. 얼마 남지 않은 겨울, 늘 맛볼 수 있던 팥 앙금 혹은 슈크림이 들어간 붕어빵 말고 색다른 붕어빵을 시도해보는 건 어떨까요? 독창적인 아이디어로 탄생한 이색 붕어빵 맛집을 소개합니다.
이젠 붕어빵과 술도 페어링이 가능합니다. 게다가 주인장이 화려한 입담과 함께 즉석에서 붕어빵을 구워 주며 코스 요리처럼 즐길 수 있죠. 서울 사당동에 위치한 '떡붕'은 '붕어빵 1티어'를 목표로 20대의 젊은 사장이 오픈한 가게입니다. 낮에는 붕어빵 장사를 하고, 밤에는 '붕마카세' 즉, 붕어빵 오마카세를 제공해요.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SBS 예능 프로그램 <미운 우리 새끼>에 출연할 정도로 급격히 인지도가 상승했어요.
지난해 9월 첫 선을 보인 붕마카세는 기존 떡볶이 가게였던 떡붕의 친근한 인테리어에서 편안하고 프라이빗하게 술과 붕어빵을 즐길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떡붕의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을 보면 느낄 수 있지만, 낯선 이들과 대화하며 맛있는 술과 음식을 대접하는 걸 좋아하는 사장이 손님들과 유쾌한 스몰 토크를 이어 나가죠. 오마카세 메뉴는 달마다 변경되며, 인스타그램을 통해 확인이 가능합니다. 2월은 설 연휴를 맞아 떡갈비와 잡채, 동그랑땡 등 명절 음식을 속재료로 넣은 붕어빵들을 선보일 예정이라는군요. 붕마카세는 매일 오후 8시부터 2부로 두 시간씩 진행되며 DM으로만 예약이 가능해요.
오래 전부터 붕어빵 장사가 꿈이었던 사장의 바람대로 낮에는 줄서는 맛집이 되었습니다. MZ들의 취향을 저격할 만한 이색적인 속재료를 넣은 붕어빵들이 돋보이는데요. 초창기부터 출시되었던 초코와 콘치즈, 피자 붕어빵은 물론 애플시나몬과 블루베리 크림치즈 붕어빵 등 카페에서 만날 법한 간식들도 즐비합니다. 지난 해에는 '맵찔이'들이 엄두도 내지 못할 불닭 붕어빵과 우유랑 찰떡궁합인 완두 붕어빵이 새로 나왔죠. 여름에만 맛볼 수 있는 '떡붕 아슈크림'도 있고요. 그리고 애견인들이 좋아할만한 정보 하나 더. 락토프리 우유를 사용한 반죽에 고구마, 닭가슴살, 캐롭 파우더를 속재료로 넣은 강아지 전용 '멍붕어빵'도 만나볼 수 있답니다.
주소 서울 동작구 사당동 127-7
시간 11am - 7pm / 브레이크타임 13pm - 13:30pm
8pm - 10pm (붕마카세 1부)
10:30pm - 12:30am (붕마카세 2부)
문의 02-534-7427
사진 떡붕 인스타그램
만약에 파리지앵이 처음 붕어빵을 만들었다면 이런 느낌이었을 겁니다. 서울 연남동에 자리잡은 '팡드붕어'는 프랑스 생선가게를 모티브로 마치 파리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곳이에요. 컨설팅 에이전시인 '스튜디오 유원지'가 전개하는 디저트 전문 카페, '퀸넬브릴' 연남점의 팝업스토어로 2월 말까지 한시적으로 운영하죠. 따라서 겨울이 끝나기 전에 방문할 만한 가치가 있는 곳이에요.
팡드붕어는 일반적인 붕어빵 반죽이 아닌 버터 향이 가득한 페이스트리 반죽을 사용합니다. 연남동을 거닐다 버터 향에 이끌려 들어갔다는 이들도 있죠. 메뉴는 기본 중의 기본인 통팥을 포함해 슈크림 애호가들도 좋아할 바닐라빈, 퓨전처럼 즐길 수 있는 김치치즈, 발로나초코, 라구파스타 등 다섯 가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버터와 크림, 초콜릿은 모두 프랑스산 프리미엄 원료를 사용해 입안 가득 진한 풍미를 느낄 수 있어요. 바삭하면서도 리치한 페이스트리 빵은 속재료와 조화롭게 어우러집니다. 노릇노릇한 붕어빵을 좋아한다면 굽기의 정도도 요청할 수 있어요.
평소 붕어빵의 가격을 예상한다면 다소 높은 금액대일 수 있지만, 하나의 요리같은 퀄리티로 한끼 식사를 대용할 만하다는 후기가 다수입니다. 시그니처 음료인 '스모어 딥 초코라떼'와 함께 페어링하기도 좋죠. 무엇보다 생선가게 모티브를 충실히 살려, 마치 신선식품을 구입한 듯 정성스럽게 포장된 패키지가 눈에 띕니다. 종이 봉투가 아니라 스티로폼에 가지런히 붕어빵을 올려 랩으로 둘둘 말아 주기 때문이죠. 거리가 멀어 직접 방문이 어려운 이들을 위해 택배 서비스도 제공한다고 하니, 집에서 프랑스 감성의 붕어빵을 느끼고 싶은 이들은 참고해도 좋겠습니다.
주소 서울 마포구 성미산로 171
시간 12pm - 8pm
문의 010-3682-8859
사진 팡드붕어 인스타그램
붕어빵이 아니라 붕어떡이라고 해야 할까요. '현대인을 위한 건강한 간식 문화를 만들어간다'는 슬로건으로 시작한 '모찌고'는 수원 행궁동에 자리한 자그마한 붕어빵 가게입니다. 보통 밀가루 반죽을 쓰지만, 이곳은 모찌 반죽을 사용하기 때문에 더 쫄깃쫄깃하고 찰진 식감을 자랑하죠. 이름도 모찌와 붕어빵을 합쳐 '모찌붕(타이야끼)'이라고 불러요.
찹쌀떡은 쉽게 딱딱해지지만 모찌고는 오랜 연구 끝에 잘 굳지 않고 오랫동안 쫀득한 식감을 유지할 수 있는 모찌 반죽을 개발했다고 합니다. 따라서 계절이나 보관법에 상관없이 이 모찌붕을 즐길 수 있죠. 모찌붕은 모찌 반죽에 터져 나올 듯 앙금을 풍성하게 채우고 고소한 뵈르누아제트 버터로 노릇하게 구워 완성됩니다. 처음 베어 물었을 때 바삭했다가 쫄깃함이 느껴지고, 뒤이어 특색이 뚜렷한 앙금의 맛을 즐길 수 있죠. 메뉴는 단팥, 말차, 단호박 고구마(호구마), 흑임자, 호지차로 구성되어 있어 어르신과 할매니얼 입맛을 지닌 젊은이들 모두 선호할 거예요.
여기에 또 하나의 킥이 존재하는데요. 바로 인절미 시즈닝입니다. 직접 만들어 단짠의 극락을 보여주는 이 양념은 다섯 가지 모찌붕과 모두 최적의 밸런스를 자랑하는데다 다른 간식과도 잘 어울립니다. 혹시 목이 막힐까 걱정이라면, 시그니처 음료인 모찌라떼를 곁들여 보세요. 따뜻한 호지차 라떼에 달콤짭짤한 인절미 가루를 뿌리고 막 구워 따끈따끈한 모찌 꼬치를 올려줍니다. 따뜻하게 즐길 수 있는 모찌라떼는 겨울의 추위를 달콤하게 녹여줄 거예요
주소 경기 수원시 팔달구 정조로 873 1층
시간 11am - 8pm
문의 0507-1321-7216
사진 모찌고 제공
전통시장에서 먹는 붕어빵은 우리의 향수를 자극하죠. 시장보단 편의점이나 마트가 익숙한 알파 세대들에겐 신선한 경험이 될 거고요. 청주의 전통시장 중 하나인 사창시장 안에 위치한 '요즘 붕어빵'은 왁자지껄하면서도 정겨운 분위기에서 붕어빵을 즐길 수 있는 맛집입니다. 이미 입소문을 타 웨이팅을 감내해야 하지만, 기본기를 지킨 팥과 슈크림 붕어빵은 물론 색다른 이색 붕어빵 등 총 열다섯 가지 메뉴를 맛볼 수 있어 핫플레이스에 등극했죠.
기발한 아이디어로 완성한 수많은 메뉴 중 가장 인기가 많은 것은 '김치 매코미 쌀 붕어빵'입니다. 신라면보다는 맵고, 불닭볶음면보다는 덜 매운 이 붕어빵은 매운 맛 마니아들의 열렬한 지지를 얻고 있죠. 최근 출시한 '실비김치 매코미 붕어빵'은 실비김치를 다진 속재료가 눈물 나게 매콤해 한파에도 땀이 날 정도라고 합니다. 물론 맵찔이들을 위한 '마약 콘치즈 쌀 붕어빵', '꿀 고구마 쌀 붕어빵', '누텔래 초코 쌀 붕어빵'도 있답니다. 이외에도 '청주 대파 불고기 쌀 붕어빵', '피자 소세지 쌀 붕어빵', 등 속재료가 궁금해지는 이색적인 메뉴들이 돋보이죠.
메뉴 이름에 모두 쌀이 들어간 점에서 알 수 있듯이, 요즘 붕어빵은 우리 쌀을 사용합니다. 여기에 우리 밀과 글루텐프리 타피오카 전분을 섞고 직접 떠온 초정탄산수를 넣어 반죽해 바삭하고 쫀득한 식감을 완성하죠. 보통 가게와 다르게 빵빵하고 튼실한 붕어빵 틀도 돋보이는데요. 덕분에 1.6배 살찐 붕어빵에 속재료가 꽉꽉 채워져, 풍부한 맛을 자랑합니다. 가끔은 속이 터져 나와 못생긴 꼴이 되지만요. 날씨가 따뜻해지는 봄부터는 차갑게 즐길 수 있는 '크로칸슈'를 판매하는데 한입에 쏙 넣을 수 있는 앙증맞은 크기로 또다른 별미입니다.
주소 충북 청주시 서원구 창신로31번길 11
시간 11am - 8pm
문의 0507-1413-2247
사진 요즘 붕어빵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