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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ANDPEDIA

위대한 유산

독보적 아카이브의 부활

비욘세, 카디 비, 카일리 제너, 킴 카다시안. 모두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셀러브리티들이죠. 이들의 공통점은 바로 뮈글러라는 브랜드를 좋아한다는 점입니다. 가수들은 자신의 소중한 무대에서, 배우들은 가장 돋보여야 하는 공식석상에서 뮈글러의 옷을 착용하고 등장하죠. 우리나라에선 아직 생소한 브랜드인 뮈글러도 지난 5월 H&M과의 협업 컬렉션이 출시되었을 때 재빠른 품절을 일으킬 정도로 꽤나 막강한 브랜드 파워를 자랑합니다. 그리고 이번 시즌, 올드머니 룩과 오피스코어 트렌드에 발맞춰 파워 수트가 부상함에 따라 뮈글러가 다시 각광받고 있죠.

뮈글러는 1974년 맨프레드 티에리 뮈글러(Manfred Thierry Mugler)가 창립한 브랜드입니다. 티에리 뮈글러는 1948년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출신으로 무용에 재능이 있어 프랑스 국립 오페라 발레단에 소속되기도 했으며, 10대때는 스트라스부르 장식예술학교에서 인테리어 디자인을 공부하기도 했죠. 이렇게 다재다능했던 티에리 뮈글러는 파리로 건너가 프리랜서 패션 디자이너로 일하기 시작합니다. 1971년에는 그의 아이코닉한 스타일이라 할 수 있는 파워 숄더를 선보였고, 1972년에는 밑부분이 풀스커트처럼 펼쳐지는 레인코트를 제작해 큰 인기를 끌었죠.

1973년, 그는 당시 권위 있는 패션 에디터인 멜카 트렌톤(Melka Tréanton)의 도움을 받아 '까페 드 파리(Café de Paris)'라는 개인 컬렉션을 세상에 공개했습니다. 그 이듬해에는 자신의 이름을 따 '티에리 뮈글러(Thierry Mugler)'라는 레이블을 설립했죠. 1978년에는 파리 빅투아르 광장에 부티크를 오픈했는데, 공상과학 영화를 연상케 하는 퓨처리즘 무드와 실루엣을 강조한 과장된 1940년대 스타일로 단숨에 주목받았어요.

천재적인 디자이너, 티에리 뮈글러

티에리 뮈글러는 항상 시대를 앞서간 컬렉션으로 대중들을 놀라게 했습니다. 건축물을 닮은 구조적인 실루엣은 그만이 표현할 수 있는 과감함과 관능미가 더해져 독보적인 분위기를 자랑했죠. 특히 여성의 사회 진출이 활발히 이루어진 1980년대에는 파워 드레싱(Power Dressing)을 주도했는데, 뮈글러의 주특기라 할 수 있는 넓은 어깨와 잘록한 허리가 특징인 파워 수트가 커리어우먼들에게 열렬한 환호를 받았습니다.

그는 이후 1990년대 랑방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역임했던 클로드 몬타나(Claude Montana)와 전설적인 쿠띄리에인 아제딘 알라이야(Azzedine Alaïa)와 함께 전세계적으로 명성을 날리게 됩니다. 물론, 상업적으로도 큰 성공을 이루게 되죠. 무엇보다 그의 런웨이는 기상천외한 퍼포먼스로도 유명했어요. 마치 무대처럼 꾸며진 그의 패션쇼는 공상과학, 원시시대, 아프리카, 뱀파이어와 악마 등 다채롭고 창의적인 테마로 꾸며졌죠.

뮈글러는 향수 사업에도 뛰어듭니다. 1990년 클라란스 그룹과 합작해 상품 개발에 착수, 1992년에 첫 향수 '엔젤'을 출시했어요. 티에리 뮈글러가 가장 사랑하는 별 모양의 보틀이 돋보이는 이 향수는 세상에 처음 나온 '구어망드(Gourmand)' 계열로, 디저트에서 영감을 받은 달달한 향이 특징이죠. 무엇보다 매장에 방문하면 별도의 디스펜서에서 리필이 가능했기 때문에 지속가능성까지 고려했어요. 한 때 프랑스에서 샤넬의 No.5 향수 판매량을 추월하고, 여전히 유럽에서 베스트셀링 향수 중 하나로 꼽힐 만큼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그의 활약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는데요. 1988년에는 자신이 직접 찍은 사진들을 엮은 <티에리 뮈글러: 포토그래퍼>라는 책을 출간하기도 했고, 프랑스 국립극장인 코메디 프랑세즈(Comédie-Française)에서 <맥베스> 뮤지컬 의상을 제작하기도 했어요. 뿐만 아니라 영상 감독으로도 활약했는데, 향수 '에일리언(Alien)'이 출시되었을 땐 광고 영상을 직접 디렉팅했죠. 이토록 재주가 많았던 티에리 뮈글러는 2002년 뮈글러를 은퇴하지만 2013년 고문으로 복귀했습니다.

뮈글러의 두 번째 전성기

1980년대와 1990년대 전성기를 맞이했던 뮈글러는 2000년대 들어 잠시 주춤한 모습을 보였어요. 2010년 9월에는 가수 레이디 가가의 의상을 담당했던 디자이너 니콜라 포미케티(Nicola Formichetti)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임명되었으나 2년 만에 사임하게 되죠. 그는 '티에리 뮈글러' 였던 브랜드명을 '뮈글러'로 교체하고, 디자이너 로맹 크래머(Romain Kremer)와 함께 남성 컬렉션을 부활시켰어요. 2013년 12월에는 데이비드 코마(David Koma)가 수장으로 임명되었죠. 모두 명망과 실력을 갖춘 디자이너들이었으나 티에리 뮈글러의 전성기 때처럼 브랜드를 부흥시키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2017년 12월, 아티스틱 디렉터로서 뮈글러를 이끌게 된 케이시 캐드월라더(Casey Cadwallader)는 티에리 뮈글러의 전성기를 부활시킨 인물로 언급되고 있습니다. 건축학을 전공했던 그는 마크 제이콥스에서의 인턴십을 시작으로, 나르시소 로드리게즈에서 경력을 쌓았습니다. 아티스틱 디렉터로 임명된 이후 2019년 S/S 시즌 파리 패션쇼에서 첫 런웨이를 선보였어요.

파워 수트로 진보적이고 과감한 여성성을 제시했던 티에리 뮈글러처럼 케이시 캐드왈라더 역시 성별을 초월하는 다양한 스펙트럼을 제시함으로써 뮈글러의 헤리티지를 그대로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는 과감하고 날렵한 컷아웃, 관능적이면서도 구조적인 실루엣 그리고 실험적인 소재를 사용해 구현되고 있어요. 특히 그가 출시한 '스파이럴 진(Spiral Jeans)'은 티에리 뮈글러가 그랬던 것처럼 혁신적인 실루엣을 만들어내죠. 이를 위해 케이시 캐드월라더는 수십년 전 뮈글러의 아카이브를 탐색하며 양말 하나의 디테일까지 꿰뚫는 노력을 쏟고 있다고 밝혔어요.

2022년 1월, 티에리 뮈글러가 세상을 떠나며 그를 사랑했던 많은 셀러브리티들과 패션업계에 큰 슬픔을 안겼습니다. 고인이 된 티에리 뮈글러를 추모하며 케이시 캐드월라더는 2022년 S/S 컬렉션에서 패션 필름을 공개했죠. 프리마 발레리나인 마리아 코체코바(Maria Kochetkova)와 보깅(voguing, 보그 잡지 모델들의 부자연스러운 포즈를 묘사한 현대적인 하우스 댄스) 댄서인 바비 스웨이(Barbie Swaee)가 화면을 가로질러 우아하게 춤을 추며 디자이너 뿐만 아니라 발레리노이자 영화감독, 포토그래퍼로 무궁무진한 재능을 보였던 티에리 뮈글러에 대한 경의를 표했습니다.

셀러브리티의 최애 브랜드

뮈글러는 수많은 스타들이 사랑하는 브랜드로도 유명하죠. 비욘세, 두아 리파, 카디 비, 레이디 가가 등 전세계적으로 사랑받는 가수들은 물론 킴 카다시안, 벨라 하디드 등 글로벌로 활약하는 모델들까지 뮈글러를 제일 좋아하는 브랜드로 꼽습니다. 국내에는 걸그룹 블랙핑크가 <핑크베놈(Pink Venom)> 앨범 재킷과 코첼라 콘서트에서 뮈글러의 의상을 착용해 화제가 되기도 했죠. 특히 2023년 코첼라에서 착용한 의상은 케이시 캐드월라더가 각 멤버가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도록 직접 디자인했다고 해요.

글로벌 팝스타 비욘세는 뮈글러의 의상을 입고 글로벌 투어 콘서트를 전개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2009년 '아이 엠(I AM)' 월드 투어 당시 티에리 뮈글러가 디자인한 모터사이클 코르셋을 착용했는데 과감한 디자인으로 주목을 받았죠. 티에리 뮈글러 사망 이후, 2023년 '르네상스(RENAISSSANCE)' 월드 투어에서는 케이시 캐드월라더가 직접 디자인한 꿀벌 모티브의 보디수트와 뮈글러 아카이브에 전시된 헤드 피스를 착용해 브랜드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습니다.

킴 카다시안이 2019년 멧 갈라에서 착용한 드레스 또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2002년 은퇴 후 티에리 뮈글러가 20여년 만에 제작한 이 의상은 라텍스 소재로 몸에 밀착되어 킴 카다시안의 글래머러스한 몸매를 한층 부각시켰는데요. 마치 빗물에 흠뻑 젖어 물이 뚝뚝 떨어지는 듯한 연출을 위해 보석을 세팅했죠. 카디 비는 2019년 그래미 어워즈에서 뮈글러의 아카이브 의상을 착용했습니다. '비너스의 탄생'이라는 이름을 지닌 이 드레스는 조개를 표현한 거대한 플리츠 장식과 진주 디테일이 특징으로 역시 많은 화제를 모았죠.

뮈글러의 헤리티지

케이시 캐드월라더는 자신의 소명이 뮈글러를 전성기 때로 복원하는 것이라 할 정도로 브랜드와 티에리 뮈글러에 대한 각별함을 드러냅니다. 2022년 지미추, 그리고 올해 5월 H&M과의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뮈글러의 건재함을 드러내는 것도 이 일환이었습니다. H&M과의 협업이 발표되었을 때는 뮈글러에 대한 검색량이 7000%나 증가했다고 해요.

뮈글러의 향수 사업 역시 지속적인 확장세를 보이고 있죠. 올해는 엔젤 오드 퍼퓸의 바닐라 향을 강화한 엔젤 엘릭서 오드 퍼퓸을 출시했습니다. 이스라엘의 동명 드라마를 원작으로한 HBO의 드라마 <유포리아>를 통해 유명세를 얻은 트렌스젠더 모델, 헌터 샤퍼(Hunter Schafer)가 캠페인 모델로 등장했어요. 그녀 덕분에 뮈글러만의 감각적이고 관능적인 비주얼을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사실 오래 전부터 뮈글러는 성적 다양성을 존중해왔습니다. 동성애자로 자신의 성정체성을 드러냈던 티에리 뮈글러가 트렌스젠더, 드래그 퀸, 남성성과 여성성의 양분화를 거부하는 앤드로지너스 모델들을 런웨이와 캠페인 촬영에 함께 한 것이죠. 1980년대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행보였어요. 케이시 캐드월라더 또한 같은 길을 걷고 있습니다. 지난 2021년 S/S 컬렉션에서는 토바고 출신의 트랜스젠더 모델이자 배우, 도미니크 잭슨(Dominique Jackson)과 영화 <엑스맨: 최후의 전쟁>에 출연한 앤드로지너스 모델 겸 배우, 오마히라 모타(Omahyra Mota) 등 다양한 성적 지향성을 지닌 이들과 함께 했죠.

그 누구보다 천재적이고 시대를 앞선 감각을 지녔던 티에리 뮈글러. 그는 세상을 떠났지만 그의 유산은 고스란히 남아있습니다. 그의 아카이브는 여전히 수많은 셀러브리티들의 러브콜을 받으며 무대와 공식석상에서 살아 숨쉬고 있어요. 잠시 파리 패션위크를 떠나 있다가 2023년 F/W 시즌 복귀했을 때 케이시 캐드월라더가 환호를 받은 것도 천재적인 디자이너 티에리 뮈글러를 모두가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죠. 그가 이어갈 뮈글러의 헤리티지는 어떤 모습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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